시간이 더 지나면 잊혀질 것 같은 #나홀로여행 을 기록으로 남겨,
조금 더 오래 그 날의 여행을 느껴보고 싶어서 포스팅을 씁니다.
2년 전 여름,
그 해 여름은 연일 열대야 일자를 갱신하며 엄청나게 무더웠는데요.
예상치 못한 회사 휴가 일정, 그런데 하필이면 너무 휴가철이라(7월 말) 가족들과 어디 여행계획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며칠이나 되는 휴가를 그냥 놀리기 아까워 급히 검색하게 된 #혼자여행추천장소
그렇게 급, 무려 반나절만에 정하게 된 #순천여행 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급작스레 잡은 일정이라 간단히 1박 2일로 둘러보고 오는 걸로.
순천 여행 일정
1일째
순천역 도착(4시경) - 순천만습지로 이동(버스) – 늦은 점심 – 순천만습지 구경(일몰시간 맞춰서) - 게하 도착
급히 잡은 여행일정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KTX 표를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요.
순천만 습지의 노을지는 풍경을 보고 싶어서 일정을 위와 같이 잡았고,
또 다행히도 순천만 습지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게스트하우스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점심은 일부러 먹고 출발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꼬막정식을 먹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혼자 여행이라 꼬막정식 1인분만 되는 곳을 찾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때마침 위치도 #순천만습지 였고, 1인분 주문도 가능하다는 곳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순천 일품식당>
순천만 정원 입구에 있는 일품식당입니다.
수줍게 "1인분 정식도 되나요?"했더니 흔쾌히 들어오시라던 이모님.
이렇게 거하게 한 상 차려졌는데 막걸리가 빠질 수 없죠.
맨처음에 순희막걸리 주문했는데 그것보다 이게 더 맛있다면서 순천 생탁으로 바꿔주시는 센스.
고기보쌈에 꼬막에 고등어조림, 간장게장, 그리고 낙지호롱이까지.
아쉬운점은 바쁜 식당이라 보쌈 같은건 아무래도 좀 식은 상태였고,
한여름인지라 꼬막 살이 그다지 튼실하지 않았다는 점이네요.
그래도 막걸리와 많은 반찬들을 먹으니 행복감 업업.
게다가 사실 혼자여행은 처음이었던지라, 혼자 잘 먹고 다닐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혼자 와서 주문하고 배를 채우고 나니 비로소 내가 혼자여행을 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잘 먹었으니 이제 슬슬 순천만습지로 향해봅니다.
는 정말 더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일단 이곳은 남쪽인데다가 말그대로 습지라서 습한 기운이 남달랐네요.
게다가 순천만습지의 멋진 일몰을 보려면 맨 뒤쪽에 있는 나즈막한 산에 올라야하는데,
거까지 가는 습지 평지의 길인데도 더워서 땀이 줄줄.
산은 그나마 그늘져서 괜찮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산이 더 더웠음...
그래도 땀 뻘뻘 흘리며 올라가고 나니 멋진 풍경에 마음이 탁 트였습니다.
덕분에 돌아가는 길은 발걸음도 가볍게...^^
해 넘어갈 때 쯤에 내려오기 시작했는데, 역시 여름이어도 해 떨어지는 건 순식간이더군요.
어둑어둑해질 거진 마지막 타이밍에 순천만습지를 나올 수 있었습니다.
순천만이 순천에서도 끝쪽이라 버스가 거진 6시? 7시면 끊기더군요.
택시 타고 순천역 시내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여행일정 계획시 때마침 순천만 근처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발견해서 예약을 했습니다.
<순천만 무진게스트하우스>
이전 이력 보니 2013년? 내일로 막 붐 일기 시작했을 때에 핫했던(?) 게하더라고요.
제가 방문할 즈음에는 잠시 문 닫았다가 다시 여신 것으로 보이는데...
어쨌든 오랜만에(?) 개업하신 덕분에 게하 비용으로 6인실 방을 독채로 쓰며 호사를 부릴 수 있었습니다.
게하 안에 작게 매점도 하신다는 걸 미리 검색했기 때문에,
개운하게 씻고 맥주 한 캔 사가니까 복숭아까지 주셨던 친절하신 사장님 :)
다음날 아침에는 소고기 미역국에 오뎅볶음 기타 등등 반찬을 준비해주셔서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즐겁게 머물다가 갔습니다.
순천 여행 일정
2일째
게하에서 아침식사 - 문학관역(도보) - 스카이큐브 타고 순천만 국가정원 - 순천 드라마촬영지 이동(버스) - 순천역
순천만 게하에서 갈대밭을 옆에 두고 걸어서 약 20여분에 순천 스카이큐브 문학관 역이 있습니다.
순천만에서 순천 국가정원을 가는 교통편이 마땅찮은 찰나에 발견하여 일정을 이렇게 짰지요.
보통 다들 일정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순천자연습지로 넘어가는 일정으로 많이들 짜던데,
전 반대로 했더니만 문학관역에서 순천만 국가정원 넘어가는 데 줄도 서지 않고 갈 수 있었습니다.
참, 전날 순천만습지 5시이후? 입장권이 있으면 스카이큐브였는지.. 국가정원이었는지... 암튼 할인이 됩니다.
만일 차로 여행했더라면 야간운영을 할 때에 오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시간에는 택시로만 이동 가능하니, 택시비 감당 된다면 상관 없겠지만요.
물빛축제였나? 사진으로만 봤지만 야경 조명이 굉장히 예쁘더군요.
각국의 정원의 특색을 그대로 구현해놓은 순천만국가정원.
이날은 정말 다행히도 날이 흐려서 그나마 덜 더운 상태로 구경할 수 있었네요.
국가정원 내에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정문으로 나와서,
순천 드라마촬영지로 향해봅니다.
순천 시내가 그다지 크지 않아서 버스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혼자여행 하기에는 제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순천 드라마촬영지에서는 다들 70년대 교복을 빌려입고 저마다 인생샷을 찍기 바쁘더군요.
저도 다음에 남친이 생기면 같이 와서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구경을 했습니다.
얼핏 보면 제가 예전에 살던 송림동 느낌도 나서(80년대생인데 익숙한 풍경..ㅎㅎ) 옛추억도 떠올리고 했네요.
사실 2박3일 일정도 생각해서 2일째에는 순천역 근처에 게하를 잡고
야시장 구경을 해볼까, 도 했습니다만.
갑자기 잡힌 여행 일정이라 경비문제로(ㅜㅜ) 1박 2일로 간단히 마무리했습니다.
그래도 혼자 다니기 전혀 부담되지 않고,
자연 경관을 맘껏 즐길 수 있었던 여행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혼자 다니다보니 일정 조정과 스케줄 면에서 정말 마음 편히,
넉넉히, 느긋하게 다닐 수 있었다는 점에서 혼자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네요.
다음번에는 더운 한여름 말고 갈대가 멋질 가을 즈음에 와서 순천 시장까지 투어해보고 싶은 여행장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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